2016. 5. 7. 22:31, 책갈피
내 입술 속의 새는
너의 입맞춤으로
숨막혀 죽기를 원한다.
(류시화 _ 입술 속의 새)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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무엇을 확인하러 또 비는 오는 걸까.
간절히 기다리는 사람처럼
난 약한 사람
들이닥치는 비처럼 숨이 차다.
다정하다는 그 말은
왜 타인 같을까요.
(여태천 _ 이토록 긴 편지)
나는 마약에 침을 뱉어주고 싶을 정도로 경멸한다.
마약 주사를 맞은 녀석들은 모두 행복에 익숙해지게 되는데,
그렇게 되면 끝장이다.
행복이란 것은 그것이 부족할 때 더 간절해지는 법이니까.
(에밀 아자르 _ 자기앞의 生)
이 아름다운 나라에 태어나 내가 하루 천 편의 시를 쓰지 못해 쓰러질 때
그 때 말 못할 그리움은 밀려와서
내 대신 쓰지 못한 그리움의 시들
가을 바람으로 흔들려
내 사랑하는 사람들 귓속에
불어넣어주고 있을지
(곽재구 _ 천 일이 지나면)
네게로 가는 마음의 길이 굽어져
오늘은 그 길이 보이지 않더라도
네게로 가는 불빛 잃은 발걸음들이
어두워진 들판을 이리의 목소리로 울부짖을지라도
너를 사랑한다고 말할 수 없다면
굳게 껴안은 두 손을 풀지 않으리
(곽재구 _ 희망을 위하여)
여행하는 아가씨, 잠시 머물러 가요.
이 밤이 끝날 때까지.
나는 그대 길 가운데의 정거장.
내가 그대 연인이 아님을 나도 아오.
(레너드 코헨 _ Winter Lady)
외로움이 등불처럼 달린 당신의 등에 기대어
진한 양귀비로 확 피어보고 싶다
카페 라뉘에서 내 눈을 멀게 한 죄까지
사랑할 수밖에 없어서
(이채민 _ 잠깐, 당신을 빌릴 수만 있다면)